착한 친구를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본문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고향, 충청남도 천원군 (천안시) 풍세면에서 어렵게 살아가던 어린시절...
내가 살고 있는 용정초등학교가 위치한 용정리 하도부락과 삼태리 경계에 위치한 우리집 밭은,
기천이 친구가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던 삼태리 금호부락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었지.
내가 밭에서 엄마의 일을 도와 드리고 있었던 어느날, 먼 발치에서 상복을 입은 세 어린이가
태학산 아래 상도마을 쪽에서 금호부락 방향으로 힘없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어...
우리가 어린 나이에 기천이 친구의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태학산 방향 산소에 모시고,
친구를 비롯한 두 동생들이 아버지의 산소에 다녀오는 모습이었던 것이었지...
나는 친구와 동생들의 상복을 입고 실의에 빠져 걸어가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보며, 안타까운
광경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어...
그렇게 나이도 어리고 곤궁하던 시절에 친구의 아버지께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멀고 먼
세계로 여행을 떠나셨지만, 친구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않고, 남에게
미간 한 번 찌푸리지 않으며, 늘 곱고 부드러운 말을 전해주던 이기천 친구가 나타나면,
많은 고향 친구들이 한없이 착한 친구로 각인이 되어 있었으며,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하였지...
그리고 나와 만나면 내가 어린시절에 서울에 상경하여 주유소에 근무를 하고, 유조차량 조수를
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정유업계에서 근면 성실하게 헌신적인 삶을 살아가는 친구와
소통이 잘되어 많은 대화를 나누곤 했었으며, 특히 지난 연말 송년 모임 때 친구가 나에게
친구 회사에 방문을 하여 실천적인 환경운동을 전개하는 내가, 회사가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조언을 해 달라고 하여 혼쾌히 약속을 했었는데...
그리고 지난 3월 16일 날 4개 초등학교 화합 한마음 축제에 당연히 참석을 할 줄 알았는데,
친구가 참석하지 않아 아쉬웠었어...
3월 18일 오후 용정초등학교 제19회 동창회 총무님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전미수 친구의
전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다급하고 울음섞인 친구의 소식을 듣고,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리고 있어서도 안 될 비보에 크나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어.
어렵고 힘들며 곤궁한 시절을 헤쳐 나오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밝고 온화한 웃음을
선물하던 착하게 살아왔던 이기천 친구...
나는 많은 친구들과 전화로 협의를 하며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마음으로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으로 어제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가서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청주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하였어.
친구가 있다는 장례식장을 가는 길을 알아보니 터미널에서 걸어서 가기에는 제법 먼
곳이었지만, 나는 그동안 친구와의 우정을 추억하며 약 1,5KM 넘는 거리에 위치한
장례식장까지 걸어서 가기로 하고, 잿빛 하늘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는데, 먼 발치에
보이는 10층 정도 되어보이는 대형건물 옥상에서 검은 연기가 계속 하늘로 내뿜으며
올라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나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자세하게 관찰을 해 보니 화재가
난 것이 분명해 보였어.
나는 재빨리 119에 전화를 하여 화재가 난 위치와 상황을 신고를 하였더니 잠시 후에
소방차의 요란한 싸이렌 소리와 함께 많은 소방차와 소방관이 출동한 모습을 보고,
안심을 하며, 완전하게 신고를 마치며 나의 임무를 다 한 것을 확인하고 친구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어...
나는 빈소에 도착하여 친구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내가 그리고 우리 고향 동무들이,
한없이 착한 친구를 지켜주지 못한 잘못에 대해 깊고 뼈저린 후회를 하며 눈물을 훔쳐야 했어.
친구의 비보를 듣고 침통한 표정으로 달려온 많은 고향 동무들...
그리고 전국에서 많은 지인들과 친척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친구의 마지막 가는길을 보기위해
찾아왔어.
친구와 함께했던 옛시절을 추억하며 나는 친구의 빈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운구를 하며
화장장과 봉안당으로 향하는 가족들을 비롯한 지인들의 슬프고도 슬픈 울음소리...
차라리 꿈이였으면 , 차라리 영화의 한 장면 이었으면 하는 상상속에 빠져들곤 했어.
작년에 이쁜딸을 결혼시키며 믿음직스럽고 멋진 사위를 얻었다고 자랑을 하던 그리운 친구...
이제 친구는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고향 동무들과 사회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멀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말았어...
그리운 친구가 멀고 먼 여행길을 떠나는 것을 알고, 하늘도 슬픈지 지금 친구가 태어나고
자라며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는데 기여한 조국 대한민국땅에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어,
그립고도 그리운 친구야!!!.
이제 이 세상에서 짊어진 세상근심걱정 모두 내려놓고 영원의 세계에서 새털처럼 가볍고
목화솜처럼 희고 종달새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하며 긴긴 여행을 즐기길 바랄께...
비가 내리는 오늘밤이 착한 친구를 지켜주지 못해 죄책감이 들고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이제는 슬픈 마음을 딛고 일어나 나를 비롯한 가족들과 동무들과 지인들 모두가, 친구와
함께했던 아름다웠던 옛 시절을 추억하며 살아갈께...
이 비가 그치면, 온 대지에는 예쁘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고 본격적인 연두의 계절이 시작
되겠지.
우리는 그러한 풍경들이 평생 착하게 살아온 친구의 영혼이 승화 변화되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준다는 믿음으로 살아갈께...
어제밤에 대형빌딩 화재 진압 후, 청주 서부소방서와 한국전력주식회사 화재 조사관 관계자
분들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대형건물 옥상에서 발생한 화재를 내가 빨리 신고하여,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었으며 초기 진화에 성공하여, 많은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며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어...
나는 전화통화를 마치고 친구를 더욱더 많이 생각했어. 친구는 멀고 먼 여행을 떠나면서까지
나를 통하여 정의로운 업적을 남기고 우리들의 곁을 떠나 갔구나...
내가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되는것이 아니고 그리운 친구가 들었어야 했는데...
그립고도 그리운 나의 친구야!!!.
이제 이 세상 걱정은 하지말고 근심걱정 없는 영원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친구보다 먼저
멀고 먼 여행길을 떠난 고향 동무들과 만나서, 아름다웠던 어린시절을 추억하며 늘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랄께...
친구야!!!. 그렇게 할 수 있겠지?.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2019년 3월 20일 깊어가는 밤에...
착한 기천이 친구를 그리워하는 영규가...
- 이전글그리운 친구의 4주기 추도식. 19.12.02
- 다음글그리운 연갑 친구에게... 18.11.2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